거의없다's Blog
새벽 4시의 기적

예, 말 그대롭니다.
다음에서 굉장한 인기를 얻으며 연제중인 만화 [이끼]의 영화화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감독이 다른 사람도 아닌 강우석이랍니다. 각본은 [해피앤드] [모던보이]감독했던 정지우 감독이구요.
각본은 거의 신경 쓰이지도 않습니다. 감독이 강우석이랍니다.

....솔직히 좆됐다는 생각입니다.

강우석 본인도 "공공의 적 1-1"(솔직히 제목부터 정말 웃기지도 않습니다!!) 때부터 장진에게 각본을 맡긴걸로 봐서, 본인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능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건 [한반도]의 개쪽박 이후에 알았겠죠... "내가 맘만 먹으면 어떤 장르든 다 된다."라는 식의 무식한 자신감은 [한반도]로 개박살이 났으니까요. (한반도가 망하지 않았다고 아무리 우겨봐도 믿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강우석이 지금까지 살아 남은 건,

인간 복사기를 방불케하는 천재적인 복사 능력
적당히 수준 떨어지는 속편을 만들어 대충대충 날로 먹기 능력
대국민적 관심이 있는 소재를 발굴해 발빠르게 영화화하는 잔머리 능력
뭔가를 보여줄것 같은 느낌을 팍팍 주는 홍보 능력

대충 이 정도 입니다. 영화감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들이죠. 감각은 후지기가 짝이 없고, 화면엔 촌티가 줄줄 흐르고, 개그 수준은 아직도 80년대 KBS의 "쇼!! 비디오 쟈키"수준입니다.
이런 사람이 가장 성공적인 상업영화 감독이라고 불리는 현주소가 슬프기 짝이 없지만.

강우석은 감독보단 제작자를 해야 합니다. 될만한 소재를 잽싸게 찾아서 재능있는 감독에게 맡기는 역할.
그것말곤 아무것도 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강우석씨라고 부르지 강우석 감독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냉담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틀린말은 아닙니다.

강우석씨와 "이끼"가 절대 어울리지 않는 이유를 몇가지 뽑아 보죠.

1. 이끼는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내용이 대부분 농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화면구성과 이야기 전개가 극히 세련되지 않으면 그야말로 촌티가 줄줄 흐르는 영화가 되어 버릴 것이 뻔합니다.
이끼(만화)의 화면 구성은 독특합니다. 색감과 앵글, 분위기로 인해 포근해 보이던 농촌 마을이 어느순간 섬찟하고 공포스러운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이는 이끼의 작가인 윤태호의 능력입니다. 유난히 전체 채색이 많고 대사없는 화면(작가는 이를 그리느라 노가다를 했겠지만요)이 많은 이끼만의 독특한 전개방식이구요.
하지만 강우석씨는 화면 구성과 이야기 전개를 절대 근사하게 뽑아내지 못합니다. 가장 촌스러운 방법으로 가장 무식하게 뽑아 내죠. 강우석의 영화가 촌스러운 이유는 그가 적절한 화면을 만들어 넣지 않고 "정면샷" "평면샷"을 지나치게 남발하기 때문입니다. 조명따위는 왠만하면 쓰지도 않죠.
따라서 강우석의 이끼는 촌빨 날리는 농촌 홍보물 분위기가 날 것이 자명합니다.

2. 이끼의 이야기는 매우 길고, 많은 등장인물들이 얽혀 있습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이 그럴 수 밖에 없지만, 깔끔하게 정리하고 요점정리, 빨간줄 쫙쫙 그어주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헐리웃에선 [X-MAN]시리즈의 브라이언 싱어(3편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보세요!!)가, 국내에선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기똥찬 능력을 보여줬었죠. 이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캐릭터 각각의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고 자연스럽게 이를 통합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능력은 강우석에게 전무합니다. 그가 만들어낸 영화 중 그나마 봐줄만 한 것들은 전부 원톱이거나 투톱입니다. [공공의 적]이나 [투캅스]처럼요. 밀집된 주인공간에 에피소드를 뽑아내는 거야 강우석이 그나마 할줄 아는 것들중에 하나입니다.(사실 전 이것도 인정하기 싫어요!!) 많은 인물을 다루는 영화들을 보세요.
[실미도]요? 설경구와 정재영 말고는 전부 바보에, 멍청이에, 머릿속에 생각 하나밖에 없는 인형들입니다.
[한반도]요? 말도 하기 싫습니다. 심지어 주인공들도 바보입니다.
강우석의 이끼는 주인공과 이장간의 정면대결 비슷하게 벌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곁가지 다 잘라내고 나면 과연 이끼에 흥미로운 부분이 남아 있을까요?

3. 강우석은 절대 코미디를 포기하지 못합니다.
이건 그가 코미디에 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우석 영화 중에 코믹한 요소가 없는 영화는 단 한개도 없습니다. 안 그랬어야 할 영화들에서도 언제나 어설프게 웃기며 분위기 망치는 캐릭터는 항상 있었습니다.
[이끼]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단 한번도 웃지 않는 작품입니다. 농촌 스릴러라는 장르, 주인공이 느끼는 서스펜스가 "공간" 그 자체인 작품이기도 하지요. 여기엔 코미디가 절대로 들어가면 안됩니다.
긴장감이 무너지고 작품의 에너지가 새버립니다.
하지만 강우석은 절대로 코미디를 포기하지 않을겁니다. "긴장감을 풀고 영화의 호흡을 조절한다."랍시며 꾸역꾸역 밀어넣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는 자신의 방식대로 하면 "언제나 성공한다."라고 굳게 믿고 있으니까요.
고로, 강우석의 이끼는 "코미디가 튀어나와 분위기 망치는 스릴러"가 될 확률이 100%입니다.

한가지 더요. 강우석은 스릴러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스릴러라는 장르가 그렇게 쉬운 장르인가요? 단순히 "흥미가 있었다."라는 의욕으로 해결될만큼?

미치겠군요. 좋은 원작이 나오기 힘든 우리영화, 이렇게 하나 말아먹나 봅니다. 
2009/02/13 16:50 2009/02/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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