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s Blog
새벽 4시의 기적

요즈음 자꾸 늘어가는 허리사이즈의 압박과
"몸무게 더 늘면 같이 안살아 버릴거야!!"라는 막내아들의 말도 안돼는 협박에 드디어는 가열찬 다이어트에 돌입하신 어머니의 운동시간 확보를 위해(저녁 요가를 마치고 귀가하시면 8시 정도...) 꽤 오랫동안 공부한다는 핑계로 부엌에 들지 않았던 거의없다가 마침 학원에 가지 않는 날을 이용, 장을 보아다가 저녁상을 차리기로 했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에 가볍게 먹을 저녁식사가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여기저길 돌아다녀 봤는데 작은 냄비만한 플라스틱 용기에 야채 셀러드를 포장해서 팔고 있는게 보였다. 음, 저거라면 귀찮게 요리할 필요도 없이 드레싱과 함께 그냥 사다가 먹으면(...-_-)끝이겠군.

근데 뭐이리 비싸? 그냥 양상추 양배추 양파 썰어서 조그맣게 담아 놓은게 세상에 삼천원이잖아. 미친거 아냐? 포장한지 하루정도 지났는지 벌써 숨들이 다 죽어버려서 별로 싱싱해 보이지도 않는데 이걸 누가 사먹어?... 근데 사람들이 막 집어 간다.
2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여자분과 딱 보기에도 "나 혼자 삽니다."라고 써 있는거 같은 남자분.(여자는 혼자 살아도 잘 티가 안 나는데.. 혼자사는 남자는 갈수록 좀 추리해지는게 막 보인다. 나도 자취할때 그랬고) 음.. 바쁘고 요리할 시간 없는 직장인들은 사다가 먹을만도 하겠군.


그래도 너무 비싸 너무 비싸. 저런 성의없는 음식에 저런 뻔뻔한 가격이라니. 아무리 우는 사람들이 집어먹을 수밖에 없는 겨자를 팔아먹어도 저건 좀 너무하잖아?
그래서 만들어 먹기로 했다. 셀러드를 만들어 본적은 없지만 본적은 많으니까, 그냥 착착 썰어서 때려 넣기만 하면 되는거 아냐. 세상에서 가장 쉬운 축에 들어가지 않을까.

야채 코너에서 양상추와 양배추, 양파 상추를 사고 사과도 한개(사과는 왜이리 비싸) 샀다. 통조림에 담긴 옥수수도 사고 드레싱도 사고 그냥 셀러드만 먹으면 좀 심심하니까 커다란 모카빵과 생크림도 조금. (만 오천원 정도 소요.. 이것도 만만치 않군)

사온 것들 착착 썰어서 볼에 담고 냉장고에서 찾아낸 새우도 물에 살짝 데쳐서 넣고, 달걀도 삶아서 노른자는 먹어버리고 흰자는 썰어 넣고, 통조림 옥수수 넣고 사과썰어 넣고 마지막에 치즈 몇장 대충 찢어넣어서 완성. 오 쉽고 그럴듯해 보인다!! (아님 말고...)



마무리는 빵을 찍어먹고 남은 생크림으로 만든 커피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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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모양이 나올... 뻔 했는데 아쉽다.



우리 어머니 실컷 다 드시고 또 두말씀 하신다.
"만오천원이나 들여서 결국 에미한테 풀 먹이냐?"
"생크림 때문에 살 더 찌겠다 이 자식아."


......................

2006/03/10 09:36 2006/03/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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