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s Blog
새벽 4시의 기적

새로운 시작이랄까.

분류없음 2006/01/03 00:55 by 거의없다
새해가 되버렸다.
그리고 나도 한살을 더 먹어버렸다. 스물 일곱. 근데 나 올해부턴 나이를 만으로 세버릴테다.
왜? 2006년에 00빼고 딱 스물여섯. 세기 쉽잖아.
누구도 말릴 수 없이 나는 스물 여섯이다. 스물 여섯. 적당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귀가하시기 하루 전에 찜질방에 누워 새해를 맞았다.
오히려 사람들은 별로 없었고 어둡디 어두운 남자수면실엔 코 골 힘도 별로 없어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과 나, 그렇게 둘만 있었다. 가늘게 들리는 할아버지의 숨소리가 시끄럽지 않고 왠지 듣기 좋아서 음악을 껐다.

새삼스럽게 정리하고 계획세우고 유난떠는 거, 제일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지만 그냥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 해 봤었다. 매일밤 자기 전에 내일 해야할 일은 뭐지? 라고 가볍게 생각하듯, 그렇게.

2005년은, 나름 괜찮은 해였다고 생각했다.
이것저것 기억나는 것은 별로 없지만 일단은 무사히 졸업을 달성해 냈고(내 1학년 성적표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기적이라고 이야기할 거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2004년보다 더 건강해 졌으며 역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만족스러운 인연들도 만났다. (현재완료 아니다.)

무엇보다 기쁘고 즐거웠던 건, 진심으로 존경할만하고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그 사람들 사이에 어떻게 내가 들이밀고 들어갈수 있었다는 것.
나를 받아 주었다는 것.
아주 많이 기쁘고, 즐거웠고, 고마웠다. 역거운 가식이라고 해도 좋아요. 당신들이 좋습니다.

허접스럽기 짝이 없는 잡문들이지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도, 고맙습니다.
읽어주신 당신들 덕분에 저 계속 글 쓸래요. 어떤 형태로든.

2004년 새해 첫날, 문득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을 했었다. 아버지가 내게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이 "너 담배 끊어 이자식아."였고 그걸 지켜드리지 못한 게 내내 걸렸었는데 끊고 나니까 어찌나 속이 후련하던지. 왜 이걸 진작에 못하고 부모님에게 7년이나 죄를 지었는지.

올해에 비슷한 걸 하나 더 끝장을 내버릴 생각이다.
담배끊는 일보단 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나 원래 희안하게 한번 맘먹으면 곧잘 해낸다. 믿거나 말거나.

누가 그랬지. 남자가 살면서 한번쯤은 집중해야 할 때가 있는 거라고.
그래, 한번 해주지 뭐. 맨날 헤벌레하고 오만가지 잡생각만 하면서 산만하게 살아왔는데. 내 인생에도 뭔가 집중해서 해낸 일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마음을 굳혔다. 거의없다가 시험에 도전한다.
거창한 종목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할 거다. 내가 이루겠다고 스스로 정한 목표인데 거창하지 않으면 또 어떠냐.

이렇게 큰소리 땅땅 쳐 놓으면, 캥겨서라도 더 열심히 할것 같아서 만천하에 알린다.
응원들 한마디씩 해 주시면 고맙겠다. 그럼 더 캥길테고 더 똥줄이 바짝바짝 타서 딴짓 안하고 열심히 할 거다.

뭔가 비장해 보이지 않는가.사실은 졸고있는 중이다.

2006/01/03 00:55 2006/01/0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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