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s Blog
巨衣없다의 블로그 제멋대로 3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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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기억이 묻어 있는 것은 언제나 반갑다.
어렸을 적에 혼자 기어들어가 숨곤 했던 우리 형의 커다란 나무책상 밑 작은 공간 - 종종 그 안에 박혀들어가 안에서 혼자 잠들곤 했는데, 깨고 나면 온몸이 저리는 굉장한 고통을 경험하곤 했다 - 처럼 다른 이들은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는 것이라도 나에게만 따뜻했던 기억이 묻은 것이라면
문득문득 그런 것들이 손에 잡히면 빨아놓은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한 꼬깃꼬깃 말려 접혀있는 만원짜리 지폐를 바라보는 듯 흐믓하다. 잠깐이라도 좋고 작은 것이라도 좋다.
지금이 행복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벗어나고 싶어서도 아니다. 탄산음료의 톡 쏘는 맛을 꼭 뜨뜻한 탕속에 몸을 담구고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접속]을 기억한다.
친구의 애인을 사랑하게 된 전도연(많이 앳되던)이 김태우를 바라보던 안타까운 눈빛도 기억하고 허공을 쳐다보며 뭔가 공허한 듯 그러나 뭔가 있어보이는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담배에 불을 붙이던 한석규(그때 그 한석규)도 기억하고 "만나야 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는걸 믿어요."같은, 따로 떼어서 써 놓으니까 굉장히 유치해 보이는 대사들도 기억한다.

내 옆에 있었던 사람을 기억한다.
눈은 스크린을 향해 있었으되 사실은 내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해서 느끼던(변태같다...;;)그녀의 옆모습과 숨소리와 영화속의 주인공이 만나는 그 마지막 그 장면에서 내 손을 꼭 쥐어주던  손의 감촉을 기억한다. (그 전까지 내 용기없는 오른손은 그녀의 왼손 주변을 맴돌기만 했었다.)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던 'pale blue eyes'를 좋아하던 나에게 직접 라디오에서 녹음한 테잎을 내밀던 그녀와 노래가 시작할때마다 "..에게 띄워드릴께요."라는 말을 반복하던 DJ의 잘려있는 끄트머리 멘트도 기억하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듣던, 몇번이고 반복되며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루 리드의 낮은 읖조림같던 목소리도 기억하고 쓸쓸하던 탬버린 소리도 기억하고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 끼우고 함께 앉아 들었던 그 버스의 번호도 기억한다.



며칠 전 그녀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안부와 함께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나는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를 생각했다.
이제와서 아쉽다느니 뭐 가슴이 아프다느니 그딴 뻔하디 뻔한 슬픈척이 아니라.
즐겁게 우리의 한 때(라고 하기엔 긴 시간.. 6년)를 기억했다는 말이다.
오래된 물건들을 보관하는 상자를 뒤져봤지만 어디에다가 떨구었는지 그녀가 만들어 줬던 테잎은 찾을 수가 없었다. mp3 파일에는 DJ의 잘린 멘트도 따뜻한 잡음도 3절 중간쯤에 한번 늘어남도 없지만 루 리드의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추억이 묻어있는 것은 이불에 배어있는 어머니의 냄새처럼 반갑고 따뜻하다.


sometimes i feel so happy
sometimes i feel so sad
sometimes i feel so happy
but mostly you just make me mad
baby you just make me mad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thought of you as my mountain top
thought of you as my peak
thought of you as everything
i've had but couldn't keep
i've had but couldn't keep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if i could makd the world as pure and strange as what
i see
i'd put you in the mirror
i put in front of me
i put in front of me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skip a life completely
stuff it in a cup
she said money is like us in time
it lies but can't stand up
down for you is up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it was good what we did yesterday
and i'd do it once again
the fact that you are married
only preves you're my bestfriend
but it's truly truly a sin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linger on your pale blue eyes


2006/05/08 00:49 2006/05/08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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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규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ve had but couldn't keep ...
    산다는 게 항상 그렇더라고요 ...

    좋은 추억으로 항상 간직하시길 ...

    2006/05/10 10:33
  2. 없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콕 찝어 그 가사가 너무 마음에 들었었어요 저도^^ 감사

    2006/05/1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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