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대하던 날, 위병소 문을 나서면서 다짐한 것들이 있다. (뭐, 열심히 살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그런 것들은 좀 빼고... 그거야 2년 2개월동안 줄창 외던 주문이니까.)
다시는, 땅바닥에 누워서 잠을 자지 않을 것이고 손가락을 사용해서 밥을 먹지 않을 것이고 삽으로 땅을 파고 볼일을 보지 않을 것이고 같은 속옷으로 3일 이상을 살지 않을 것이고 초쿄파이나 건빵은 쳐다도 보지 않을 것이고
다시는, 정말 다시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군생활도, 인생도 어떻게 보면 눈오는 산길에 삽질과도 같은 것. 한 삽을 덜어낸 자리엔 언제나 다시 눈이 쌓인다.
눈이 그칠까. 내가 지칠까.
끝없는 외로움이 이길까. 내 삽의 끝이 당신에게 닿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