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s Blog
巨衣없다의 블로그 제멋대로 3시즌.

“홀리데이”의 CGV상영이 재계된다는 뉴스를 힐끗 봤다.
물론 잘된 일이 아닐 수 없음이다. 배급사 지들끼리 박터지게 싸우다는데야 사시미질을 하건 진흙탕 개싸움을 하건 별로 말릴 생각은 없지만 휘두르는 무기가 다른것도 아니고 관객의 선택권이라니. 점점 비대해지는 몸집과 반비례로 개념은 점점 상실하고 하는짓은 점점 또라이가 되가는 CJ가 제발 정신좀 차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너무너무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관객들은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니들은 그 권리를 가장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으로 돈을 쳐 벌고 있잖냐. 멀티플랙스의 가장 큰 이점이 뭔데?

제발, 좀 적당히 해먹어라. 이것들아.




일요일 아침에 홀리데이를 봤다.



원작(!)의 무게 때문에 진작부터 볼 것을 결심하고 있었는데 표를 끊어놓고 나서야 감독의 이름을 보고야 말았다. 그의 전작들도.

양윤호 감독. [리베라 메] [바람의 파이터] 연출.


허거걱. 씨바 들고있던 콜라를 떨어뜨릴 뻔 했다. 너, 너 아직 살아있었냐?
그러나 이미 상영시간이 채 20분이 남지 않은 상황. 환불은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지. 원작의 아우라를 믿을 수 밖에..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새벽 교회처럼 어두운 극장안으로 들어갔다. 오, 신이여. 우리를 구원하소서.(‘리베라 메’가 그런 뜻이라지?)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걱정과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시인을 꿈꾸었다던 지강헌의 삶은, 그리 길지 않은 시 한편을 떠올리게 한다.
잘나지 못한, ‘못’난 그의 못난 삶과 못난 선택과 못난 끝맺음은 80년대, 존나게 자랑스러운 만큼 존나게 더러운 대한민국의 선명한 뒷모습이고 부정할 수 없는 그림자다.
그가 붙이고 떠난 마지막 후렴구는, 그래서 긴 울림을 갖는다. 유전뮤죄 무전유죄.


감독이 의도했다던 “액션 느와르”적인 요소들을 잘 만들어 넣었다면, 그만큼 힘을 실어줄 수도 있었을 거다.
가상인물과 에피소드로 이야기의 살을 잘 붙였다면, 전하고자 하는 바에 임팩트를 넣을수도 있었을 거다.
그러나 영화는 절대 필요없는 요소들을 붙이고 또 붙여서 결과적으로 들어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삽질을 하셨다는 말이다.

결국, 영화는 색색의 형광펜으로 온갖 해석과 주석과 잡설까지 빼곡하게 적어넣어 공백을 다 채워버린 고등학교 3학년 교과서 78쪽 청산별곡 같이 너덜하게 변해버렸다.
너무너무 친절해서 관객이 해석할 여지 따원 하나도 남겨두지 않는다.



영화는 처음부터 주인공 강혁(이성재 분)에게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선의의 피해자 캐릭터를 턱, 얹어 버린다.
좆같은 공권력에 휘둘려 인생 꼬여버린 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건 지강헌이라는 인물을 이루는 한 부분에 불과할 터인데. 끝없이 억울하고 힘없고 재수까지 없는 주인공 강혁은 결국 이런저런 드라마에 뻑하면 등장하는 그 이름만큼이나 통속적인 주인공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선과 악의 지나친 양분은 가상의 인물 안석(최민수 분)의 존재로 더더욱 탄력을 받아 버린다. 강혁의 대칭점을 이루는 안석이 극단적인 악역으로 달려갈수록 주인공 강혁 또한 목덜미를 잡혀 반대편 끝으로 끌려간다.
그리고 까리스마 최민수 헝아는 엄하기 짝이 없는 인물설정과 괴상망측한 대사전달로 안석을 전우주적인 악당으로 만듦과 동시에 몇몇 장면에선 갑자기 장르이탈하는 묘기(코미디로)도 보여주면서 영화의 리얼리티를 홀랑 말아드신다.

제대로 어울리는 영화를 만나면 굉장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던 민수헝아의 후까시는 안타깝지만 이제 다시 보기 힘들것같다. 영화 밖에선 연기하고 영화 안에선 연기를 안 하시니.. 쩝

민수 헝아, 이건 좀 아니라고 봐.



교도소 내의 에피소드들 역시 잔뜩 오바되 있는데다가 불필요한 설명들로 가득하다.
“너희같은 쓰레기들이...”가 꼭꼭 들어가는 안석의 대사는 너무 평면적이고 직설적이라 하나도 재미 없으며, “저는 졸라 나쁜 공권력이랍니다.”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꼴이다. 이상한 대사를 이상하게 읊어대니 파괴력 또한 따블이다.
“보호감호법”으로 대표되는 악법과 빈부격차에 대한 호소도 오로지 대사에만 끝없이 썰을 풀어대며 혹시나 못들었을까봐 두 번 세 번 한 얘기 또 해가며 영화의 흐름을 설날 가래떡 썰듯 툭툭 끊어먹는다. 왜그러는 건데, 관객들이 몰입하는게 싫어?



주인공들의 탈옥 후-소위 “액션 느와르”적인 요소를 넣을 생각이었다면 여기가 그나마 좋았을 텐데-에 영화는 놀랍게도 탈옥수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펼쳐 놓으며 신파로의 변신(어느 리뷰에선가 ‘선 굵은 남성 드라마’라고 하던데.. 아니다. 신파다)을 꾀하는데, 마음속으로 ‘제발 그것만은 하지 말아줘.’라고 주절대던 거의없다 여기서 완전 좌절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재앙에 가까운 조연들의 연기력(표정 자체가 없는 장세진과 표정 없는게 나을뻔한 문영동)과 민망스런 대사들로 가득한 에피소드들은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시간만 잡아먹고 휙 지나간다. 중간중간 사회의 부조리를 또 대사로 읊어대며 흐름 끊어먹어 주시는 것 또한, 절대 잊지 않는다.


패거리 중 두명이 밀항을 시도하다가 잡혀 죽는 장면도, 연희동에 무작정 찾아가 ‘대통령 어르신과 그냥 얘기좀 하고 싶다.’라고 외치는 장면도 분명 없는게 나았을 거다.
무리하게 끼워맞추다 보니 개연성이 떨어지는건 물론이고 당체 성격 자체가 전혀 어울리지 않으니, 가상의 인물에 이어 가상의 이야기도 화려한 삽질에 그치고 만다.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철처하게 현실로 돌아간 상황, 마지막 남은 강혁과 경찰의 대치상황에 가서야 약간의 호소력을 갖지만 그건 전적으로 지강헌의 눈빛을 만들어낸 이성재의 몫이고 원작의 아우라 덕분이다. 이상시러운 걸로 가리고 덧붙여서 만신창이가 되었어도 그의 마지막 외침은 여전히 가슴을 울려주긴 하더라.


하지만 그거 하나 보자고 그 재미없고 긴 시간을 기다릴 가치는 물론 없음이다.

여전히 네이버엔 알바들이 활개치고(별 다섯 개가 주르륵~) 이성재의 몸이 정말 볼만하기는 하지만 솔직하게 한말씀 올리자면
99년에 MBC에서 방영했던 2부작 드라마(유오성, 윤손하 주연) 보다 재미도 없을 뿐더러, 어이는 따블로 상실한 영화라고 말씀드릴란다.
고로, 안 보시는게 낫겠다.

몸 구경은 여기서 하시라



작년 말부터 왜이렇게 고르는 영화마다 족족 날 실망시키는지... 쳇.


덧붙여 : 사용료를 9천만원이나 냈다는 비지스의 '홀리데이'역시 저~언혀 임팩트없이 그냥 흘러나오는 수준을 넘지 못함이다. 9천만원...아깝다.
2006/01/27 00:43 2006/01/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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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갸하하하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숙성된듯한 이성재의 표정과 눈빛을 보고
    ( 절대로 몸이 아니오 )
    ( 어허, 아니래두! )
    달라진 그를 확인해볼라구 했었다오.

    데이지나 나오면 봐야겠구려.

    2006/01/27 14:19
  2. 앨리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성재 몸 좋긴좋은데 좀 지나치군요. 바퀴벌레복근 약간 거북해요. 보기엔 좋아도 만지기엔 그닥...만지기엔 살이 최고에요 근데 나 오늘 왜 이런 리플만 다는걸까요 하하하 거참^^

    2006/01/28 01:15
  3. 거의없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갸하하하하^^ 님//딱 걸리셨소. 두번의 강력 부정 = 부정의 부정 = 그러므로 긍정 = 그것도 강력한 긍정. 선인들 말씀 절대 틀리지 않는 법이오.

    데이지... 홀리데이 볼때 데이지 예고편을 봤는데(스토리를 다 이야기해 주더이다.) 그냥 정우성 전지현 화보집이오. 장담컨데 뮤직비디오 이상을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소.

    앨리스 님//영화가 좋았으면 그냥 보기좋다.. 하고 넘어갔을 텐데 영화가 구리니까 저것도 신경질 나던데요.
    사실 저런 헬스근육은 좀 오바입니다. 그래도 이성재 연기 잘 했으므로 뭐 그냥 패스.

    2006/01/28 20:10
  4. 쿠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홀리데이 같이 보자는 사람이 있었지만 극구 말려서 안 봤더니 다행이군요. 하긴 평도 별로 좋지도 않더구만..글고 민수엉아는 모래시계 땜에 너무 그 쪽으로만 가려는거 같아서 안타깝네요. 개인적으론 예전 대발이 시절의 민수엉아가 더 좋은데...

    2006/01/29 22:21
  5. 거의없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쿠우 님//아주아주 잘 결정하신 겁니다. 입소문 다 난 모양인지 cgv에 다시 걸린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슬슬 간판 내려가는 분위기더라구요. 민수헝아는.. 이번 것 타격 너무 크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대발이때는 저도 참 좋아했는데.

    2006/01/30 16:42
  6. 앨리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발이에 한표 추가!!!

    2006/01/3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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