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s Blog
새벽 4시의 기적

 항상 이야기하듯,
중학교 3학년. 반대항 3만원빵 축구시합에서 수비수로 뛰던 중 절묘한 헤딩 슛 자살골을 우리편 골대에 작렬시키고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받은 아픈 기억 덕문에 그 후론 축구라는 스포츠를 좋아해 본적도 없었고
좋아하지 않다 보니 무관심해 지고, 무관심하다 보니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었던 나지만
이번 월드컵 보면서, 축구의 재미가 이런 것이라고 조금은 느낌이 왔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먼 남의 나라에서
솔직히 좀 모자라는 실력(그들 잘못이 아니다. 그들이 뿌리박고 있는 토양이 부실함은 두번 말할 필요도 없다)과 체격조건에도 불구하고 팔다리가 부서져라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확실히 그들은 '최선을 다한 것'이상을 해 줬다. 만화는 현실과 달라서,모자라는 실력을 정신력으로 메우기란 정말 눈물나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 줬으니 누구도 그들을 비난할수 없다.
체코도 떨어지고 크로아티아도 떨어졌는데 아쉽기야 하지만 쪽팔릴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다.

참여에서 관람으로 돌아선 이 시점에서 느낀 몇가지.

박지성, 그는 정말 최고다.
그는 고국에서 새벽, 차가운 돌바닥에 앉아 목에 핏줄을 세우며 외쳐대는 수백만 붉은악마와 밤잠 설치며 내일 출근도 쌩까고 TV앞에 앉아 벌건눈을 비비며 응원하는 천만 시청자들과 생업 다 재껴두고 독일까지 쫓아와 텐트에서 잠자고 세끼를 라면으로 때우며 허벌 비싼 입장권까지 사서 응원하러 들어온 열혈 축구팬들이 두드리는 꽹가리와 북과 징과 필사적인 외침이 귀와 가슴과 어깨를 멍하게 짓누르는 월드컵 그라운드에서
상대방 골문앞에서 침착하게 볼을 컨트롤하며 수비수들 틈으로 패스할곳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별 허접스런 연애인 따까리들까지 독일에 보내 하루 왠종일 월드컵 특집방송으로 도배를 하던 방송과 언론은, 역시 초하급의 지들 수준을 스스로 증명했다.
9시를 비롯한 중요시간대 뉴스에선 토고전 경기결과를 감독과 코치의 표정/선수단 표정/선수들 가족들의 표정/독일 간 응원단의 표정/거리응원단의 표정/토고 응원단의 표정으로 도합 일곱번 리플레이하더니만, 결국 '방송을 하던 캐스터들의 표정'으로 한번 더 리플레이하면서 보는 사람을경악시켰다.

그러나 진짜 제대로 된 월드나이스힛트스윙은 6월 24일, 스위스에게 패한 다음날 심판의 오심문제로 말들 많고 흉흉한 가운데 마이데일리에 뜬 기사다.

"붉은 악마, 스위스 팬에게 폭행 당하다!!"

대국민 악감정을 무한대로 증폭시켜주는 이 센스... 따꺼. 씨바
"스위스와 전쟁이닷!!"을 외쳐대는 찌질이들은 다 니들이 만든거다. 알간?


2006/06/25 23:53 2006/06/25 23:53

TRACKBACK :: http://sinerg.ddanzimovie.com/trackback/112

1  ...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53 
전체 (153)
인생의 절반은 노가리다 (56)
삐딱하게 영화 보기 (37)
내 머릿속에 워드장치 (15)
삐딱하게 매체 보기 (22)
음악과 함께 살아가기 (6)
비공개 (2)
헤드폰 이야기 (4)
비스듬하게 책 읽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