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s Blog
새벽 4시의 기적

백드럼 타악 2급 전문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없다가 2009년이 시작된지도 제법 된 담에서야 작성하게 된 2008년 영화 결산과, 저 멋대로 선정하는 각종 상 시상식 되겠습니다. 뒷북전문자격증과 함께 초단기 기억 제외 전부분 기억에 걸쳐 건망증 3급 자격증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없다인지라, 분명히 봤음에도 불구하고 기억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정되지 못한 안타까운 작품들도 있지만.. 기억 안나는걸 어쩌겠습니까. 다 지들 복이죠.

서론은 때려치우고 시작하겠습니다. 정리정돈, 일목요연, 적합배치 등등의 항목과는 30년간 단 한번도 친하게 지내본 적이 없는 저의 특성상 좋은 상, 그냥 그런 상, 쉣상 등이 무작위로 섞여있습니다.


1. 2008년 최고의 재미 상.
방법을 무시하고 2008년, 최고의 재미를 선사한 영화에게 수여하는 상 되겠습니다.
슬랩스틱 코미디건, 찢고 터트리고 잘라대는 B급 호러영화건 간에, 원작이 만화든 시리즈 몇 편이건 간에 무조건 말초적인 재미에의 제공에만 시뻘건 혈안이 된 영화, 그 중에서 그 소기의 목적을 훌륭하게 달성한 영화가 그 선정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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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뻘건 포스터만 봐도 시뻘건 血眼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선정작은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감독의 '플레닛 테러'되겠습니다. 노골적인 B급 영화를 표방한 당 영화는 관객에게 모든 상상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무차별로 쏟아붓습니다. 1년간의 GOP근무를 마치고 나온 군바리가 강남의 초일류급 호텔 안마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랄까요(비유 참...) 지극히 노골적이고 말초적이며 세속적인 재미이지만, 또 그만큼 환장하게 좋은 서비스이지요.

고어 마니아들조차 보기가 쉽지 않을 각종 악취미적 신체분해재조립 장면(특히 고름이 터지는 장면은.. 으훗!)
과 무자비한 액션, 호러, 어설픈 에로, 미스테리, 코믹까지 모든 장르를 한방의 영화에 우겨넣으면서도 교묘하게 뒤틀며 낄낄대는 로드리게스 감독의 센스와 솜씨에는 절로 감탄이 연발될 정도지만 사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이런저런 것,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홀리게 됩니다.
뒤집어지게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난무하는 각종 잡념, 스트레스, 우환, 고민 등등을 한방에 유쾌하게 은하게 너머로 날려주는 당 영화. 비위가 약하신 분이나 멜로 선호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관람을 강추합니다.
개인적으론 알 레이 역의 프레디 로드리게스가 미니 모터사이클을 타고 질주하는 장면과, 매 영화마다 빼놓지 않고 자기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역할로 친히 등장해 주시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불알 흘리며 달려들기."장면을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의미나 교훈같은거 찾지 마세요. 왜이래? 아마추어같이...


2. 2008년 최악의 재미 상.
윗 상의 반대급부적인 성격의 상 되겠습니다. 재미를 주려고 달려들었으나 처참히 실패한 영화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긴말 필요없이 바로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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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샾, 정말 기초적인 것들만 딱 3일만에 배워보자." 저희 어머니가 다니시는 여성회관의 강의(실제 있는 강의임)를 이수하신 어르신께서 오른쪽 새끼속가락만을 이용하면 만든 것 같은 포스터에서부터 강력한 유치함을 무기로 내세운 영화임을 주저없이 드러내는 당 영화, 특히나 포스터 중앙에 떡하니 박혀 강력한 컴맹적 노력이 가미되어 있음을 부담스럽게 강조하고 있는 폰트에서 그 파괴력의 절정을 자랑질하고 있는 당 영화는 2008년 국내/국외 영화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재미없음을 완성하고 있는 전설적인 작품 되겠습니다.

사실, 재미없는 것도 보통의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힘듭니다. 심지어 "긴급조치 18호"에도 잠깐씩 웃기는 장면이 존재하고, "클레멘타인"에도 0.456초 정도 긴장감이 흐르는 장면이 있을 수 있으며, 30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저를 딱 세번정도 진심으로 웃게 만들었던 저의 불알친구 김모군도 30년에 세번정도는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는 법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단 1g의 재미도 없는 영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어찌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낸 로베르토 로드리게스의 재주만큼이나 대단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뭐, 아닐 수도 있고요..

어쨌든 당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갖 장르를 짬뽕하고 모든 배우들이 몸개그를 하며, 모든 상황에서 재미를 주려는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목요연하게 실패하는 영화로선 제가 본 영화중에 유일한 작품 되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최악의 재미 상"을 만든다는 것을 미리 알고 일부러 제작한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어쨌든 축하합니다. 짝짝짝. ㅅㅂ

아, 아깝게 수상에서 밀려난 영화는 "맨데이트"되겠습니다. 재미없음의 강도는 쌤쌤임이 대략 예상되었으나, "맨데이트"의 경우에는 재미없다기 보단 어처구니 없다는 타이틀이 적당할 것 같아 제외하였습니다.

3. 최고의 액션영화.

"최고의 액션장면"은 많은 분들이 뽑아주신대로 "이스턴 프라미스"의 비고 모텐슨의 알몸 목욕탕 결투신입니다. 이건 뭐 이론의 여지가 없지요. 깊고 진지한 영화 비켜가기 4급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는 없다도 별수없이 동의하게 만든 영화이므로, 아직 보시지 않은 분에겐 보시라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군요.
벗뜨 2008년 최고의 액션"영화"는 이 영화를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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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나.


액션영화의 최대 미덕은 통쾌함입니다. 관객들이 부수길 원하는 상대를 갖다놓고, 최대한 그 부수는 장면을 깊이 음미할 수 있도록 온갖 방법으로 섬세하게 부수어 주어야 합니다.(가학적인 것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런 면에서 2008년 가장 통쾌한 액션 영화는 "테이큰"입니다.
매력적인 주인공과 천하에 때려죽일 놈들을 양쪽 끝에 배치하고, 주인공으로 하여금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게 만들면서도 그 폭력을 양심에 털끝 하나만큼의 찔림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당 영화는 관객에게 최대치의 통쾌함을 선사하며, 영화가 끝나는 순간 손톱 끝에 끼어있는 때 속에 박테리아 만큼의 찝찝함도 없이 극장문을 나설 수 있도록 만들어 줌으로서 액션영화의 최대 미덕을 훌륭하게 완수해 냅니다.

더불어 근육질도 아니고, 자세가 훌륭하지도 않으며, 심지어는 젊고 날쌔지도 않은 니암 닐슨이 생뚱맞게도 훌륭한 액션 히어로로 태어남으로서, 훌륭한 배우는 어느 판에 던져놔도 훌륭하다는 불변의 원칙 또한 온몸으로 증명해 냅니다. 굿굿!!

3. 최고의 공포.

2008년 한해동안 최강도의 공포를 전해준 영화에게 주는 상 되겠습니다.
두말 할 것 없이 바로 선정되었습니다. 사실 이 자리는 1월부터 거의 붙박이였던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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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졸라 무섭따!!!


보시다시피 1월에 개봉한 "미스트"가 선정되었습니다. 스티븐 킹 오덕기질이 매우 농후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스티븐 킹 사랑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작품(영화 초반의 등장하는 주인공의 작업실에서 주인공이 그리던 그림은 스티븐 킹의 연작소설 "타로트 카드"의 주인공 총잡이의 모습이고, 작업실 곳곳에 걸려있는 그림들도 몽땅 스티븐 킹의 작품들입니다.)이면서,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들 중 거의 유일하게 소설보다 더 무서운 영화 되겠습니다.

보통의 호러영화들이 무서움을 촉발하는 장치를 하나 두고 이를 통해 공포를 우려내는 방식이라면, 당 영화는 사방이 둘러싸인 안개로 인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것으로 돌변하는 멀티 공포 유발 시스템을 도입(물론 제가 맘대로 지어낸 이름입니다) 신혼부부들이 무더기로 들어찬 호텔 복도에 서 있으면 사방 팔방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처럼(역시 또 저렴한 비유...) 안 무서운 구석이 없는 영화로 탄생되었습니다.

특히나 헐리웃 영화에서 금기로서 전해오는 것들 - 여자/아동 불사, 남녀의 지고지순한 러부질 보호 모드, 주인공 행운의 법칙 등등 - 을 모조리 깨 부숨으로서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스토리텔링과 관객들까지 그 끔찍한 안개 속으로 묶여 달려가는 듯 모골이 송연해지는 결말은 가히 최고의 공포라고 하기에 충분합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결말 때문에 상영이 끝난 후에 기운이 다 빠져버린 관객들이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는 진귀한 경험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군요.

프랭크 다라본트가 맘먹고 일 저질렀다는 느낌이 듭니다. 점잖던 양반이 돌변하면 더 무서운 법이라던가요?
더불어 영화사상 최고로 "죽이고 싶은 캐릭터"에도 선정되었습니다. 바로 이 사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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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마샤 게이 하든 여사.


굴절되고 맹목적인 믿음이 유발하는 광기과 집단 공포의 최정점에 서 있는 당 캐릭터는 제가 만난 미스트 관람객 중 어느 누구의 이견도 없이, 단 한명의 반대도 없이 짜증과 분노를 넘어서 살의를 느끼게 하는 캐릭터로서 강력하게 기억되었습니다.

*기타 최고의 연기, 감독, 등등은 걷어치우겠습니다. 하나하나 꼽자면 한도끝도 없을뿐더러, 작년 연말부터 수많은 분들이 엄청나게 많은 글들을 남겨주셨으므로.. 굳이 저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서 선정한 상들은 다음 포스팅에 올리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군요.
2009/01/15 16:53 2009/01/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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